
불러 불러 모두의 입술 블러
8월 말 주옥같이 쏟아지는 색조 신상들 기다리느라 릴바레 번앤힛 아이팔레트 하나 구매해보고 그 뒤로 일절 안 샀다. 제 지갑 꽁꽁 묶어두다 얼마 전에 샘플만 서너 개 사봤다. 그 중 하나가 데이지크 무드 블러 립 펜슬. 내껀 샘플 체험인데 배송비 때문에 그냥 미니 립 펜슬을 삼천 원 주고 샀다 보면 됨. 선택 여지 없이 색상은 02 아몬드 코랄, 색감은 잘 빠진 듯한 핑크 누드 브라운.
왠지 아몬드 코랄이라는 어감 때문에 코랄끼는 드러나되 갈색에 어둡 칙칙할 거라 느껴질 수도. 그러나 브라운 기운은 굉장히 적다시피 그저 차분함만 내밀고 코랄색이란 것도 연어와 분홍이 섞인 흰기 맴돈 색감에 가까웠다. 이는 곧 데이지크 브랜드가 좋아하는 대대적인 누드색 아닐까. 딱 데이지크화 립 색깔.
요즘 추구하는 색 유행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만 (예전 아무로 나미에 전성기 시절에 바를 법한 아니면 그 전 세대가 쓸 약간 입술 파리한데 청순 가련 이쁨 느낌. 그녀도 당시 유행 몰이 장본인에 아주 힙했었음. 그땐 그게 트렌드였다지.) 어차피 유행은 돌고 돌아~ 바르고 싶은 걸 바르면 어때. 하여튼 간에 아몬드 코랄이 색상 이뻐서 이 색감 그대로 질 좋은 립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
다음으로는 질감을 살펴보자. 타 립 펜슬들보다 유난히 오일감이 다분한 발림성이었다. 그래서 기름지면 어쩌나 하겠지만 의외로 보송한 감을 살려둔다. 입술 주변 피부 닿는 느낌이 물감 번지듯 스미는 미끄러짐보다는 유화 물감 펴바르는 듯한 독특함이 없지 않아 있다. 내가 입술색 있고 붉어 립펜슬에 따라 입술 가장자리에 띠를 두른 형태로 귀결되는 것들도 종종 발생하던데 얜 사용감이 막 스며들진 않지만 너무 뱉어내는 유형도 아닌지라 딱히 큰 무리 없었다.
지속력은 화려하게 뛰어난 쪽은 못 되는 것 같고 대충 슬슬 그리지 말고 살살 입술선 지워가면서 블러 매직해준다는 식으로 칠해줘야 제형 텁텁함을 해소할 수 있어보인다. 것보다 내껀 미니용이라 연신 파우치에 쏙 넣어 외출 시 잘 쓰겠다ㅋㅋ 그나저나 살금살금 홀리카홀리카에도 립펜슬 신상 나왔더만 그거 색상들 다 잘 나온 듯. 다음주부터 또 브랜드들 색조 전쟁이구나. 당신들. 가혹해. 가학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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