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성적인 매력에 어느새 매료되는 향
본품 샀음. 집에 둘러보니까 몇 없는 향 관련 제품들 하나같이 파우더향 또는 깨끗한 비누향 계열로 사방 천지인 거야. 그래서 오리지널 잠시 접어두고 플로럴 향 구입.
아득한 프랑스, 망망대해 넘어 유럽 향답다. 분홍분홍한 미관상 샤랄라 흩날리며 플로럴할 것 같지만 서양 외국풍 중성적인 향이 다량 퍼져서 남녀 가리지 않고 같이 두루두루 잘 쓰일 것 같다. 오로지 꽃잎 향에만 한정적이지 않고 꽃잎과 꽃 줄기 다닥다닥 붙은 잎새 전체를 아우르는 내음이 진득하게 진동한다. 단일로 꽃 한 송이가 아닌 꽃들이 옹기종기 모인 야생 꽃밭 냄새가 들이닥친 느낌? 여기서 꽃도 아가자기한 꽃이 아니라 모진 비바람 맞고 개화 맞이한... 연약하면서도 질긴 꽃 그런 류. 향 관련해서는 문학적 표현을 빼놓을 수 없지. 구태여 서적으로 빗대자면, 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폭풍의 언덕' 책 속 비가 갠 어느 이른 새벽, 산산이 깨지고 부딪히는 자연 풍경 장면을 감감히 불러일으킨다. 이토록 쌉쌀하고, 쌀쌀맞으며, 축축하다. /참고가 되시라고 내 최애 그룹 TBZ 멤버들 중에선 2021.11.11 엠카운트 매버릭의 김영훈이 떠오른다. 향 헤메코 판박임. 덕질 표출 아니구요ㅎ 눅스 이 향에 어울리는 이미지 또는 향기 의인화시킨 거랍니다. 이 향 맡으면서 직캠 보면 외양과 아주 잘 들어맞음. 프로디쥬스 플로럴.......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비요른 안데르센 외국배우도 생각나고... 약간 장미향도 없지 않게 나는 것이 미소년 귀공자st 냄새라 하면 변태스러워서 나 벌 받을까. 정말 사심 없는 향수 오일 설명 후기임. /
이 오일 향 모든 것이 좋았냐 한다면 대답 한 박자 망설이겠지만 뒤따른 잔향이 풀잎 줄기 타고 산산하게 부는 실바람 같아서 난 바를 만한 걸. 정제되어 있지 않은 분위기로 산란하고. 내가 엷은 우드 냄새는 무던해도 지나친 중성적 향수는 싫어하는데 막 소스라치게 비호감 이런 타입 전혀 아니었음. 얘로 바디 케어해준 날엔 수시로 번거롭게 향수 안 뿌려도 되겠네. 또한, 눅스오일 오리지널 향과 섞어 써도 달달 쌉싸름하니 무탈했고 파우더향 나는 바디로션 (예를 들면 더마비 파란통) 소량 뿌려 활용해도 궁합 괜찮다. 시원 포근함이 소중해. 다시 말해 파우더리한 것들과 찰떡콩떡 만만세임.
눅스 리치 오일도 흡수 빠른 편이거든 얘는 진짜 바르고 싹 흡수 또 바르고 싹 스며듦 이런 식임. 빛이 나는 사용감... 최고. 분무기 형식이라 헤프게 쓰지도 않고 양 조절이 잘 됨. 그러니 박수 짝짝. 몸 한 부위당 서너 펌핑만 해줘서 버석한 피부에 고루 발라주기만 하면, 끝. 너무 많이 넘쳐 쓸 경우 머리 찡하도록 독할 수 있으니까 소량만!
나 올 겨울엔 눅스에 지독하게 얽혔네. 이거 사랑이야.
++) 자몽향이란 메인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과즙미 뿜뿜함 X. 상큼함은 너무 옅게 난다. '자몽향<<<플로럴향 ㅡ> 중성적인 느낌으로 늘어뜨린 마무리.' 아주 밝고 명랑한 분위기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너무 진중하고 우울함이 만연한 감성도 아님. 뇌쇄적이고 농밀한 향까진 못 미치지만 적당히 다소곳한 무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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