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향수보다 바디미스트를 더 자주 뿌리게 된다. 가볍고 은은하게 향기를 남기기 좋고, 부담 없이 온몸에 뿌릴 수 있기 때문. 특히 여름에는 무거운 향보다 샤워한 듯한 향기, 비누향 같은 게 더 끌리는데, 이번에 써본 더프트앤도프트 솝 라벤더 바디미스트가 정말 그 ‘샤워 막 끝낸 사람’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줘서 깜짝 놀랐다.
제품은 150ml 용량이고, 가격은 올리브영 기준 15,000원 안팎. 인터넷에서는 더 저렴하게도 종종 보인다. 외관은 깔끔한 플라스틱 병에 라벤더 컬러가 은은하게 들어가 있고,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다. 무엇보다 분사력이 꽤 부드럽고 넓게 퍼져서, 바디미스트 치고 퀄리티가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향은 정말 만족스럽다. 처음 딱 뿌리면 깨끗한 솝(비누) 향이 퍼지고, 몇 초 후에는 은은한 라벤더 허브향이 부드럽게 감싼다. 어떤 분은 이걸 두고 ‘호텔 침구에서 나는 향 같다’고도 표현했는데, 정말 공감했다. 단정하고 청결한 느낌의 향. 딱히 성별을 타지 않는 향이라,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내 기준에서는 “갓 샤워하고 수건으로 몸을 닦은 사람의 피부에서 나는 잔향” 같은 느낌이었다. 알코올 베이스이긴 하지만, 뿌린 직후에만 잠깐 알코올 향이 느껴지고 이내 사라진다. 대신 은은하고 포근한 잔향이 2~3시간 정도 지속된다. 옷에 뿌리면 5시간 정도는 가는 것 같았다.
밤에 자기 전에 이불이나 베개에 뿌리는 것도 추천한다. 라벤더향 덕분인지 심리적으로 편안해지고, 기분 좋은 상태로 잠드는 느낌. 수면용 미스트 대용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이 향은, 출근 전 혹은 외출 직전에도 적당하다. 향수보다 티 나지 않고, 가까이 왔을 때만 은은히 느껴지는 ‘살냄새 향기’라서 데일리로도 부담 없다. 특히 머리카락 끝이나 목덜미, 손목 안쪽에 뿌려주면 잔향이 아주 예쁘게 남는다.
보습감은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건조하거나 끈적이지도 않아서 사계절 모두 쓰기 좋다. 향의 밀착력은 로션과 함께 쓰면 확실히 좋아진다. 나는 니베아 소프트 바디로션과 같이 쓰는데, 조합이 부드럽고 향도 오래 간다.
단점이라면, 향수처럼 오래가지는 않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 지나면 한 번쯤은 다시 뿌려줘야 한다는 것. 하지만 분사력이나 향의 퀄리티가 워낙 좋아서 이 정도는 감수할 만하다. 그리고 처음 뿌렸을 때 약간의 알코올향이 나는 것도 있지만, 민감한 피부가 아니라면 크게 문제 될 정도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더프트앤도프트 솝 라벤더는 ‘누구나 호감 가는 향’을 찾는다면 꼭 한 번 써볼 만한 제품이다. 향기 입문자, 깔끔한 비누향 좋아하는 사람, 은은한 데일리 미스트를 찾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내가 좋아하는 향수와는 완전히 다른 계열이지만, ‘향기로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을 때는 이 미스트가 훨씬 효과적이었다. 재구매 의사? 당연히 있음. 데일리템으로 책상에 하나, 파우치에 하나, 침대 옆에 하나 두고 싶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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