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피부의 보습 딜레마를 해결
이전까지 러쉬 크림은 뭔가 리치할 거 같은 인상이 있어 쓰지 않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러쉬에 지성용 크림이 몇 가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 중 엔지미온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향은 레몬 향인데 몬탈바노같이 달콤한 시트러스는 아니고 전혀 인공적이지 않은 무난하고 시원한 레몬향입니다. 성분표 보면 라임도 들어있던데 라임향은 모르겠고 그냥 레몬 에센셜 오일 향 그대로입니다. 레몬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쓰기 좋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쏘쏘.
하얀 제형의 크림인데 카카오버터도 성분표에 들어있고 손에 던 순간 꽤 오일리함이 느껴져서 이번 제품은 망했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굴에 발라도 처음엔 미끌미끌하고 흡수가 더딘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3~4번 문질문질해 주고 30초 정도 톡톡 두들겨주면 어느샌가 딱 적당하게 흡수가 완료되어 있습니다. 참 신기한 게 다 흡수시켜 주면 피부 겉에 느껴지던 오일리함은 많이 사라지고, 그게 속피부의 촉촉함, 쫀득함으로 옮겨 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겨울이 아닌 이상 젤이나 가벼운 제형의 크림 아니면 피부가 크림의 보습성분을 다 먹지 못해 토해내는지, 바로 얼굴에 뾰루지가 나서 이도저도 못할 때가 많았는데, 엔지미온 덕분에 지성피부라도 부담스럽지 않게 보습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물론 욕심내서 바르면 좀 번들거리고(주기적으로 호르몬 폭발할 때는 이 크림으로도 당해낼 수 없긴 합니다), 반대로 건성 피부 분들께는 부족할 듯 싶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지성+유분 조금만 과해도 뾰루지 폭발+그렇다고 안 건조한 건 아님 이런 피부의 소유자이신 분들이 환절기 바르기에는 정말 좋은 크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 제품 포함 러쉬 페이셜 모이스처라이저 제품에는 주름/미백 기능성 성분이 들어있지도 않고, 보습 성분만 들어있어 그닥 기대가 안 되었는데, 적어도 이 제품은 보습이라는 기능에 충실하고 제 피부에 잘 맞았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러쉬 제품답게 미칠 듯한 가격이 흠이지만, 매년 1번씩 하는 세일을 노려 한 번 쯤 사보셔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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