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유독 건조해지는 계절만 되면, 립밤은 제게 생필품 그 이상이에요. 이것저것 많이 써봤지만, 결국엔 다시 돌아오게 되는 제품이 있어요. 바로 바세린 립 테라피 로지 립스. 정말 몇 통째 사용 중인지 모르겠어요.
처음엔 그냥 ‘바세린이니까 보습 잘 되겠지’ 하고 별 기대 없이 썼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았어요. 제형은 약간 꾸덕한 젤리 타입인데, 손가락으로 살짝 덜어서 입술에 바르면 체온에 부드럽게 녹으면서 입술을 얇게 감싸줘요. 바르고 나면 입술에 유리막 코팅한 것처럼 반짝반짝 윤기가 돌아서, 그냥 립밤인데도 바르면 기분이 좋아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밤에 듬뿍 바르고 자면 다음 날 아침에 입술이 진짜 말랑말랑해진다는 점. 저는 원래 입술 각질이 쉽게 일어나서 아침마다 립스크럽을 해야 했는데, 이 제품 쓰고 나서는 그럴 필요가 거의 없어졌어요. 각질이 싹 잠재워지고, 얇고 매끈한 입술이 유지되는 느낌이랄까요?
색깔도 은근 마음에 들어요. 이름처럼 살짝 로지한 핑크빛이 도는데, 막 립컬러처럼 진하진 않고, 입술에 자연스럽게 생기만 톡 얹어주는 정도라 민낯에도 부담 없이 바를 수 있어요. 립밤인데도 혈색감이 살짝 도니까, 쌩얼에도 얼굴이 좀 덜 푸석해 보여서 데일리템으로도 딱이에요.
향도 되게 은은해서 호불호 없고, 거슬리지 않아요. 약간 장미향 같은데 진하지 않아서 민감한 날에도 괜찮더라고요. 다만 단점이 있다면 손으로 덜어 써야 하는 통형 패키지라는 거. 외출 중엔 위생상 조금 신경 쓰여서, 저는 주로 집에서 자기 전이나 세안 후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 바르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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